구리(Cu), 전기와 열이 잘 통하는 금속

지구 역사에서 인류의 석기시대는 약 260만 년 동안 긴 생활이 이어졌지만 그 동안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인간은 돌을 버리고 드디어 연장과 무기, 장신구를 만들 새로운 재료로 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던 돌과는 다르게 구리라는 금속을 얻으려면 까다로운 채굴이나 교역을 거쳐야만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과정을 통해 구리 세공인 및 금속 장신구를 구매하고 그 제작을 의뢰하는 세력의 부유층과 권력층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스맨의 출현

1991년 9월 19일에 독일인 관광객 두 명이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의 알프스 빙하지대에서 기존의 등산로 대신 지름길을 이용해 산행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들은 깊은 협곡을 건너며 이상한 무언가를 발견하며 처음에는 이것을 다른 등산객이 버린 단순한 쓰레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본 결과, 그 물체의 정체는 바로 얼음 밖으로 삐져나온 사람의 머리와 상체였으며 상태가 너무나 잘 보존된 탓에 두 관광객과 현장 주변에 모인 산악 구조대, 경찰은 시체의 주인공이 현대인, 즉 험난한 알프스 산맥에서 불운한 최후를 맞이한 등산객이라고 단순 추측했습니다.

 

그런데 시체를 얼음에서 꺼내 보관소로 옮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연구해보니 놀랍게도 그것은 5300여 년 전 유럽의 선사시대, 이른바 금석 병용 시대 다시 말씀드려 인류 역사의 동기시대에 살던 한 남자의 미라임이 밝혀졌습니다.

 

 

아이스맨 '외치' 의 놀라운 출현

 

 

이 냉동인간이 발견 장소인 외츠계곡의 명 칭을 따서 외치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금석 병용 시대는 신석기시대(1만 7000년 전)와 약 5300년 전의 근동지역, 그리고 그보다 1세기 후 유럽에서 시작된 청동기 시대 사이에 존재했습니다.

 

금석 병용 시대란 인류가 구리 가공법을 발견한 후 동제품과 석기를 함께 사용하던 시기를 뜻하며 그 때의 인간은 신석기시대부터 농업과 촌락 공동체를 기반으로 정착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러한 변화는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함께 난관을 안겨주면서  당장 주변에서 구할 수 없는 식량과 원자재를 어떻게 수급하느냐가 큰 문제였지만 그 해답은 바로 다른 공동체 및 문화권과의 교역에 있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금석병용시대를 인간사회의 계충 화가 시작된 시기라고 말하 이때 구리(Cu)는 돌에 비해 구하거나 사용하기가 어려워  반드시 구리 전문가가 필요했으며 이들은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가공품을 팔거나 가공기술을 권력으로 삼아 자신들의 공동체를 직접 이끌게 되었습니다.

 

사실 구리 하나로 사회 계층화가 일어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이 금속은 정착 생활에서 비롯된 당대의 여러 가지 변화에 속도를 더했다고 추측되며 고고학자들은 아이스맨 외치의 복장과 장비들로 미루어 발 때 그가 족장이나 구리 세공인 같은 당시 사회의 상류층이었을 것이라 추측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외치는 그 시대의 유물로 흔히 발견되는 이탈리아산 부싯돌 단검과 금속 도끼를 지니고 있었는데 도끼의 길이는 60 센터 미 터정도 이며 자루의 끝에는 약 9.5센티미터의 주조된 구리 날이 붙어 있어서 이 도끼는 장력한 무기가 벌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었으며 30분간 나무를 베고도 도끼의 날이 무뎌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였습니다. 

 

 

 

키프로스의 금속

고대의 키프로스 섬은 지중해 지방에서 가장 중요한 구리 생산지 중 한 곳으로 구리의 라틴어 이름은 '키 프로스의 금속'을 뜻하는 아에스 퀴프 리움이라고 불렸는데 이후 이것이 쿠프룸으로 축약되어 다시 오늘날의 구리를 뜻 하는 영어 단어 'copper'가 바로 여기서 나온 단어입니다.

 

참고로 구리가 금과 더불어 인간이 최초로 사용한 금속의 하나가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구리는 지각에 8번째로 많이 포함된 금속 원소로 지구상에 매우 풍부하게 존재하여 쉽게 발견되면서 잿빛을 띠는 다른 금속과는 다르게 구리는 매력적인 적색이나 황색 혹은 오렌지 빛깔을 띠며, 부식되었을 대는 탄산구리 특유의 녹청색을 드러냅니다.

 

구리는 종종 지표에서 자연동 상태로 발견되며 상온에서 단련 작업만으로도 작은 물건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한때 구리 가공법이 근동 지역에서 발견되어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설이 있었지만,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 근동 지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 기술이 독립적으로 발달했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습니다.

 

땅속에서 손쉽게 채취할 수 있던 자연동이 고갈되자, 인간은 이제 광석에서 구리를 추출해야 했는데 이때 아이스맨 외치의 터전이었던 중아 알프스 지역은 풍부한 구리 광상 덕분에 금석병 용기 문명의 중심지로 이와 관련하여 한 가설에서는 위치가 구리 광산 지를 탐색하던 중에 알프스 고산지대에서 최후를 맞이 하지 않았을까 짐작되었습니다.

 

광석에서 특히 구리를 추출하는 과정은 자연동을 채굴하는 일보다 훨씬 더 복잡하지만 인간은 토기에 쓸 안료와 유약을 얻기 위해 알록달록한 광석을 부수고 가열하면서 암석이 구리를 비롯한 각종 금속 원소의 공급원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을지도 모릅니다. 

 

지하에서 채취된 구리 광석으로부터 순수한 구리 덩어리를 얻으려면 광석을 섭씨 1000도가 넘는 용해로에서 수차례 분쇄하고 녹이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 작업은 모두 광산지대에서 이뤄졌다. 이렇게 완성된 구리 덩어리는 마을로 옮겨져 가공과정을 거치거나 거래 물품이 되어 여타 부족이 촌락에 건네 졌습니다. 

 

구리는 다른 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하기 때문에, 구슬이나 가는 못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물건을 상온의 온도에서 단련만으로도 쉽게 가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리의 등장과 사회변화의 시작

 

 

구리와 사회변화

그러나 같은 방법으로 커다란 물건을 만들면 금속이 갈라질 위험이 있다. 구리의 가공을 용이하게 하려면 열을 가해야 하며, 더욱 복잡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조 기술이 필요했으며 주물을 만들 때는 구리 덩어리를 도가니에 담아 녹인 다음 석재나 점토로 만든 거푸집에 부어 굳히고, 이렇게 모양이 잡힌 금속을 망치로 두드려 다듬어 가공하였습니다. 

 

아이스맨 외치의 도끼날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주조되었으며,  도끼 날의 끝 부분은 상온 단련 작업으로 완성되어 대외적으로는 이전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집단 간의 접촉을 이끌어내는 인류학적으로 놀라운 사건으로 공동체 내부에서는 생산과 재산의 소유관계 및 상거래 내용 기록을 위한 원시적인 표기법을 발전시켰습니다. 

 

또한 전문 기술자와 정치, 사회, 경제적 상류층, 그리고 하층민 같은 여러 계급을 생성되는 사회적 변화가 생겼으며 이렇게 구리는 인류 최초의 인공 합금인 청동의 주원료로써 초기 인류 문명의 발달사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로 그 명성을 오늘 현대인의 문명까지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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